[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우연의 탄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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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호 30면

‘링컨과 케네디 우연의 일치’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그것은 다음과 같았다.

이것은 허구가 아니라 역사입니다. 링컨은 1846년 하원의원에 선출되었고, 케네디는 1946년 하원의원에 선출되었다. 링컨은 1860년 대통령에 뽑혔고, 케네디는 1960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링컨(Lincoln)과 케네디(Kennedy)는 모두 알파벳 일곱 글자로 되어 있다.
둘 다 인권에 관심이 많았으며, 백악관 시절에 자식을 잃었다. 두 사람 모두 머리에 총을 맞았고 금요일에 죽었다. 아직까지는 평범한 내용입니다.
링컨의 비서는 케네디라는 성을 가졌고, 케네디 비서의 성은 링컨이었다. 둘 다 남부 사람에 의해서 저격되었고, 남부 출신 사람이 각각 두 사람의 다음 대통령이 되었다. 후임 대통령 이름이 둘 다 존슨이었다. 링컨의 후임인 앤드루 존슨은 1808년에 태어났고, 케네디 후임인 린든 존슨은 1908년에 태어났다. 여기까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링컨을 저격한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는 1839년에 태어났고, 케네디 저격범 리 하비 오스월드(Lee Harvey Oswald)는 1939년에 태어났다. 두 살인자 모두 이름이 알파벳 열다섯 글자다.
부스는 극장에서 뛰쳐나와 창고에서 잡히고, 오스월드는 창고에서 나와 극장에서 잡혔다. 부스, 오스월드 둘 다 재판 전에 저격당해서 죽었다.
그리고 경악할 사실. 링컨은 죽기 7일 전 메릴랜드 주의 먼로라는 지방에 있었고, 케네디는 죽기 일주일 전 마릴린 먼로와 있었다. 놀랍지 않습니까?

나는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냈다.

이것은 역사가 아니라 허구입니다. 이춘삼은 1884년에 결혼했고, 오창섭은 1984년에 결혼했다. 이춘삼은 1890년 경남 하동에 있는 밤실마을의 동네 이장이 되었고, 오창섭은 1990년 그 동네 이장으로 되었다. 이춘삼과 오창섭은 둘 다 이름이 세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름 글자의 첫 자음도 ㅇ, ㅊ, ㅅ으로 모두 똑같다.
둘 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았으며, 이장 시절에 자식을 공부시키느라 대처로 유학 보냈다. 두 사람 모두 그달의 보름에 세상을 하직했으며, 강도의 칼에 찔려 죽었다. 두 강도는 모두 타지 사람이었다. 아직까지는 평범한 내용입니다.
이춘삼의 아내는 오씨 성을 가졌고, 오창섭의 아내의 성씨는 이씨였다. 두 아내의 이름은 놀랍게도 ‘순자’라는 같은 이름이었다. 같은 동네 사람이 각각 두 사람의 다음 이장이 되었다. 둘 다 후임 이장 이름이 ‘만수’였고, 이춘삼의 후임인 박만수는 1855년에 태어났고, 오창섭의 후임인 강만수는 1955년에 태어났다. 여기까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춘삼을 죽인 양두칠은 1853년에 태어났고, 오창섭을 살해한 정태술은 1953년에 태어났다. 두 살인자 모두 이름이 세 개의 모음과 다섯 개의 자음으로 되어 있다.
양두칠은 헛간에서 뛰쳐나와 뒷간 앞에서 잡혔고, 정태술은 화장실에 다녀온 후 창고 앞에서 잡혔다. 둘 다 체포되어 갈 때 동네사람들이 던진 돌에 맞았으며, 두 사람 모두 머리를 다쳤는데 그 후 심한 두통을 앓다 결국 죽었다.
그리고 경악할 사실. 이춘삼은 죽기 달포 전 장에 소 팔러 갔었는데, 오창섭은 죽기 달포 전 읍내에서 장소팔 선생이 하는 만담을 보았다. 우습지 않습니까?



김상득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기획부장이다. 눈물과 웃음이 꼬물꼬물 묻어나는 글을 쓰고 싶어한다.『 아내를 탐하다』『 슈슈』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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