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아쉽지만 무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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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첫 총리로 고건 전 총리가 내정된 데 대해 한나라당은 '철저한 검증'을 별렀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좀 복잡했다. "아쉽지만 무난하다"는 의견과 "참신하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회 인준의 열쇠를 쥔 한나라당은 21일 주요 당직자 회의를 마친 뒤 박종희(朴鍾熙)대변인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청문회에서 선입견 없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규택(李揆澤)총무는 "행정의 달인이라지만 국회 검증을 거친 적이 없다"며 "장상(張裳).장대환(張大煥)전 총리 내정자도 청문회 전엔 존경받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당 개혁을 주장하는 의원 10명의 모임인 '국민 속으로'는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 속으로'는 논평에서 "무사안일의 표본이고 그의 처신에 대해 의아스러운 점이 많다"며 "盧당선자는 총리 내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물론 한나라당에는 청문회 과정에서 여론의 흐름이 변수이긴 하나 인준 반대까지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한 중진 의원은 "1998년 김종필 총리 내정자에 대해 장기간 동의를 미뤘을 때나, 지난해 장상.장대환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를 거부한 후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민주당에는 "안정총리로는 그만한 사람이 없다"면서도 "아쉽다"고 말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신기남(辛基南)의원은 "개인적으로 개혁총리를 바랐지만 안정총리감으론 유일한 카드"라고 했으며, 천정배(千正培)의원은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은 없으며 안정총리로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순형(趙舜衡)의원 등은 "참신하지 않다"며 "개혁적인 인물이 안정감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열린개혁포럼 소속의 한 의원도 "좀 더 참신한 인물을 택할 순 없었는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화갑(韓和甲)대표 등 지도부가 공식 통보가 없었다며 평하기를 유보하는 가운데 중앙당 당직자들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후 당이 어려울 때 도움주기를 거부했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박승희.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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