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잡학사전 (32) - '스타들이 좋아하는 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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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덩굴이 외야펜스를 뒤덮은 리글리필드. 시카고 컵스의 팬들은 가장오랜기간 낮 경기만을 고집했고 늘 푸른 홈구장을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팬들에겐 저마다 최고의 구장이 있다. 녹색괴물이 버티고 있는 펜웨이 파크·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루스의 집' 양키 스타디움 등 그곳을 찾았던 순간의 일들이나 멋진 경기를 봤던 기억으로 좋아하는 구장을 선택한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성적이 좋았던 구장. 풍경 때문에 마음을 빼앗긴 곳. 첫 빅 리그 데뷔를 이뤘던 곳 등 그곳을 찾는 팬들 만큼이나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 화이티 포드(뉴욕 양키스) : 화이티 포드는 양키 스타디움을 가장 좋아하는 구장으로 꼽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좌완투수이기 때문이다. 양키 스타디움은 우측펜스가 짧아 좌타자가 유리하지만 반대로 중앙과 좌측펜스는 매우 깊숙하다. 좌완투수인 자신은 좌타자의 잇점과 우 타자에게는 긴 펜스가 있어 편안한 상태에서 투구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스티브 칼튼(필라델피아 필리스) : 야간경기때면 외야에서 불어오는 해풍, 내야의 깊은 잔디, 높은 마운드, 넓고 깊은 파울 지역. 스티브 칼튼은 다저 스타디움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24년간의 선수생활 가운데 22년을 내셔널리그에서 보낸 칼튼은 통산 329승을 기록했다.

◇ 놀란 라이언(텍사스 레인저스) : '텍사스 특급' 놀란 라이언은 애너하임 스타디움을 꼽았다. 지금의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에디슨인터내셔널필드가 아닌 '빅 A'로 불리던 애너하임 구장이다. 불같은 강속구를 던졌지만 플라이볼이 많았던 라이언은 홈런도 많이 허용했다. 그러나 '빅 A'에서는 캘리포니아의 무거운 바람이 내야쪽으로 불어와 많은 도움을 봤다는 것이 라이언의 설명이다.

라이언은 뉴욕 메츠의 홈구장 셰이 스타디움에서 첫 번째 빅 리그 등판을 했는데 에디 매슈스에게 500홈런을 허용했다.

◇ 레드 숀딘스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보냈던 숀딘스트는 가장 낭만적인 사연을 갖고 있다. 그가 좋아하는 구장은 올드 스포츠맨파크. 좋아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현재의 부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 밥 펠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1936년부터 1956년까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만 활약했던 밥 펠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구장 코미스키 파크를 선택했다. 물론 1991년에 개장한 새로운 코미스키 파크가 아니라 1901년에 지어진 코미스키 파크.

계속되는 구장의 보수를 통해 외야펜스의 길이는 변동이 많았지만 펠러가 활약하던 20년간은 우측펜스가 무척이나 깊었다. 홈런을 덜 맞을 수 있다는 것은 투수들에게는 큰 장점이였고 펠러는 마운드의 상태와 더불어 가장 깨끗한 매너를 가진 팬들을 코미스키파크의 매력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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