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다 깨버려!? 엽기인걸 스나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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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너무 못생겼어’ 이런 말을 직접적으로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오빠나 남동생이 있는 여자라면 너무나 당연하게 들어와서 ‘흥! 지들은 얼마나 잘났다고?’ 하면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듣는 말은 또 다르다. ‘내가 정말 그렇게 못생겼나?’ 스스로 자책을 할 수도 있다. 스나코는 그렇게 해서 탄생한 엽기적인 걸이다. 예뻐지기보다 차라리 자신의 외모 가꾸기를 포기해버린,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보다 혼자서 사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그런 사람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 해서 다시 보통의 여자아이로 돌아가게 될 것인가.


17세의 그녀 스나코. 한참 꽃다운 나이에 혼자서 음침한 방에 틀어박혀 괴기스런 모형들과 호러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녀에게는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했다가 “넌 너무 못생겼어”라는 말을 듣고 차인 과거가 있다. 그 이후 자신의 외모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꺾어버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해 머리를 길러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그녀의 눈에 비친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빗금처럼 그어진 모습이며, 그녀가 지나가면 음산한 분위기에 모두들 놀라 슬슬 피하고, 스나코 역시 자신은 어둠의 자식이며, 잘생기고 예쁜 빛의 자식들과는 다른 인종이라 생각해 그들을 보는 것조차 두려워하며, 혼자서 지내는 데 이미 익숙해 있다.
그런데 그녀의 고모가 스나코를 숙녀로 만들어 주는 조건으로 인기 절정 꽃미남 4명에게 집세 무료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다. 이때부터 스나코와 꽃미남의 밀고 당기기가 시작된다.

사실 스나코는 그리 못생긴 여자가 아니다. 다만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하는 순간 차이면서 그 해결방법이 여느 아이들과 조금 달랐을 뿐이다. 더 예뻐져서 복수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편해진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2년을 살아왔다. 그래서 그런 자신을 내버려 두지 않는 4명의 남자가 괴로울 따름이다.


그들은 빛의 자식들이다. 스나코는 그들을 보기만하면 그 빛에 눈이 부시고, 코피를 쏟고, 몸이 녹아 내일까 걱정해야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거울을 보지 않은 탓에 지나가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 옆차기로 거울을 부숴버린다. 어느날은 꽃미남 중 하나인 쿄헤이의 병간호를 하면서 하루종일 같이 지내다가 방안에 온통 코피를 쏟고 기절하고, 그 이후로는 빛의 자식들이라도 얼굴 보는 것에는 조금 익숙해지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그녀의 얼굴을 찍어 오는 사람에게 상금을 내 걸 정도이고, 그걸 계기로 그녀도 앞머리를 자르는 대변신을 하긴 하지만 2년 동안 익숙해져 온 호러적인 생활까지 변한 것은 아니다. 학교 축제에서 상금을 놓고 겨루는 대결에서 귀신의 집을 꾸미고, 본래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녀는 꽃미남 쿄헤이와의 협공 작전으로 1등을 거머쥐고, 집안의 파티가 있는 날은 숙녀의 모습으로 잠시 변신을 하기도 하지만 호러 영화 8편에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말괄량이 소녀의 숙녀로 거듭나기’처럼 그와 비슷한 테마는 익히 보아왔다. 그래서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호러적이며 엽기적인 걸 스나코가 어떻게 변신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봐서는 꽃미남 한명과 연결될 것 같은 분위기이며 꽃미남 4명을 시작으로 엽기적인 방법을 통한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를 계속해 나갈 것 같은데… 하튼 그녀의 3등신과 8등신을 오가는 변신에 오랜만에 웃겨서 죽을뻔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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