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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불명 담배 왜 안 막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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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얼마 전 국철 1호선 가리봉역 앞에서 붉은 포장의 북한산 담배 '평양'을 10갑에 8000원을 받고 파는 것을 본 일이 있다. 한 갑에 800원꼴이라 싼 맛에 몇 차례 산 적도 있다. 서울 종묘에서는 면세 담배란 이유로 한 갑에 1400원 하는 담배를 본 적도 있다.

담뱃값 인상 이후 이처럼 기묘한 저급 담배 유통이 늘고 있다고 한다. 정상적인 통관이나 유통 절차를 거쳐선 1000원 안팎의 가격이 나올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싼 담배인 '장미'나 '88라이트'가 2000원 안팎이고 보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더 싼 담배에 눈길을 보내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품질 관리다. 평양 담배를 사보니 젖은 흔적이 있었다. 변질된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최근 논의대로 담뱃값이 다시 인상된다면 '저급 담배'의 유통이 늘 건 불 보듯 뻔하다.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원희.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4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