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휴이트 최연소 테니스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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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코트에 마치 먹이감을 좇는 호랑이가 나타난 듯했다. 날샌 포핸드 스트로크는 상대코트를 파고 들었고, 폭발적인 파워와 스피드로 무장한 두 다리는 코트를 완전히 장악했다. 조그마한 빈틈도 없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1시간55분 만에 승부가 결판났다.

약관(弱冠)의 나이에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한 레이튼 휴이트(20.호주.사진)가 연승 가도를 질주하며 상위 랭킹 8명이 각축을 벌인 마스터스컵(총상금 3백70만달러) 우승컵마저 거머쥐었다.

휴이트는 18일 호주 시드니 슈퍼돔에서 열린 결승에서 세바스티앙 그로장(23.프랑스.랭킹 7위)을 3-0(6-3, 6-3, 6-4)으로 완파하고 우승상금 1백52만달러(약 19억7천만원)를 차지했다. 휴이트는 지난 16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패트릭 래프터(29.호주.5위)를 꺾고 연말 최종 랭킹에서 1위를 확정지었다. 현재 20세 8개월인 휴이트는 1974년 미국의 지미 코너스가 세운 종전 최연소 1위 기록(22세 3개월)을 갈아치웠다.

올해 US오픈에서 피트 샘프러스(30.미국.11위)를 꺾고 우승했던 휴이트는 이 대회에서 앤드리 애거시(31.미국.3위).후안 카를로스 페레로(21.스페인.4위) 등 모든 공격 스타일의 대표주자를 차례로 격파, 최정상의 실력을 과시했다.

1m80㎝.68㎏의 다소 작은 체구의 휴이트는 모자챙을 항상 뒤로 돌려 쓰는 신세대로 벨기에의 여자테니스선수 킴 클리스터스(18.5위)와 연인 사이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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