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경기 바로미터 백금값 다시 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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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실물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백금(플래티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7일 국제시장에서 백금 값은 온스(31.1g)당 1697달러 선에 거래돼 금값(1690달러)을 웃돌았다. 지난 3월 이후 10개월 만의 가격 역전이다. 올 들어 백금 값은 8.7%나 올랐다.

 원래 백금은 금보다 비쌌다. 2008년 7월 온스당 2000달러에 육박했던 백금 값은 그해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700∼8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1500∼1800달러 선까지 반등했지만 예전 최고가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2008년 7월 온스당 900달러에 불과했던 금값은 1800달러 선까지 꾸준히 올랐고, 2011년 9월 처음으로 백금 값을 뛰어넘었다.

 이번 백금의 ‘재역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금과는 달리 산업용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백금과 팔라듐은 자동차 촉매장치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원재료다. 금이 주로 통화정책과 인플레에 영향을 받는다면 백금은 경기를 민감하게 반영한다.

특히 백금 수요는 디젤차 생산 비중이 크고 배기가스 규제가 엄격한 유럽에 많다. 백금에 대한 보석용 수요는 중국 비중이 절대적이다. 대우증권 손재현 연구원은 “이런 특징 때문에 백금 값은 유럽과 중국 경기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백금 값이 들썩이면서 백금의 대체제로 쓰이는 팔라듐도 올 들어 2.8%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백금 가격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구리 값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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