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던 시중자금 증시로 방향 트나

중앙일보

입력

시중 자금이 증시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순매수와 유동성 장세 조짐으로 지수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주식투자를 위해 고객들이 증권사에 맡겨놓은 고객예탁금은 8조7천백억원으로 늘어났고, 9.11 미국 테러사태 이후 주식형 수익증권에도 8천억원 가량의 돈이 몰렸다.

주식형뮤추얼펀드에도 ▶8월에 5천8백48억원▶9월 4천9백30억원▶10월에 7천1백21억원이 들어오는 등 자금 유입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대에 머물고 채권금리도 바닥까지 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며 "주식형 수익증권의 경우 9월~10월동안 7천7백85억원이 옮겨온 데 이어 11월 들어 이같은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달 들어 7일까지 은행과 투신권의 자금은 이탈하기 시작해 은행의 예금총액이 3천5백84억원 감소했다.

금리가 슬슬 오르면서 투신권의 채권형 펀드에서 9천51억원,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천4백3억원이 빠져나갔다.

키움닷컴증권 관계자는 "그 동안 안전한 은행예금이나 MMF에서 초단기로 굴렸던 자금이 수익성을 쫓아 주식형상품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며 "장기 투자성향을 보이는 외국인들이 증시를 밀어올리는 데다 현금 보유가 늘어난 기관투자가들도 조만간 순매수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증시에 대한 안도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호 기자 news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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