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정위원장 검·경 갈등 중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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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임채정(林采正)인수위원장이 16일 김학재(金鶴在)대검차장.이팔호(李八浩)경찰청장과 점심을 같이했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수사권 독립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경찰이 검찰로부터의 수사권 독립을 내세우자 검찰은 경찰대 폐지로 맞서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林위원장은 "검찰과 경찰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면 검.경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되고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구성원들이 기관 이기주의에 집착해 자질 시비 중심의 의견표명으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선 안된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이에 대해 金차장과 李청장은 "검.경 간엔 아무런 갈등이 빚어지지 않고 있다"며 "구성원의 지나친 의사표시나 행동이 검.경의 갈등이나 분열로 비쳐지지 않도록 행동자제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당초 예정에 없이 급작스레 이뤄졌다. 오전에 있은 인수위 회의에서 방침이 정해졌다고 한다.

정순균(鄭順均)인수위 대변인은 "노무현 당선자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고 우려 표명도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林위원장의 자제 요청과 관련, 주변에선 "새 정부 출범 전부터 검.경 갈등이 노골화되는 데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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