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장비 덕에 '여승무원 살해' 범행 자백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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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항공사 여승무원 최모(27)씨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8일 용의자로 체포한 민모(38.택시운전사.경기도 성남시)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29일 밝혔다. 민씨는 경찰에서 "경마.도박으로 많은 돈을 날리고 카드 빚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돼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최씨가 행방불명된 16일 이후 탐문수사를 벌여온 경찰은 20일께 평소 거동이 수상한 절도 등 전과 9범의 민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25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민씨의 택시에 장착된 타코미터와 위성위치확인 시스템(GPS) 기록 확인에 들어갔다. 타코미터 확인 결과 민씨 택시의 승객 좌석은 16일 최씨가 실종된 오전 1시12분부터 3시간여 동안 한번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날인 17일 정차와 주행기록도 최씨 신용카드의 예금인출 시간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6일부터는 GPS 기록을 1분 단위로 확보, 민씨 택시가 사건 다음날인 17일 살해된 최씨의 신용카드 예금 인출지인 조흥은행 안산지점-국민은행 고잔지점 등을 해당 시간에 운행했으며, 20일 새벽에는 마지막 예금인출 지점인 경부고속도로 죽전 휴게소에 다녀왔음을 확인했다. 택시 GPS는 통신 장치를 통해 콜센터 서버에 위치 정보 자료를 수시로 전송하기 때문에 주행기록이 남는다. 경찰은 이에 따라 민씨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28일 오후 3시 20여 명의 검거조를 투입해 이날 오후 4시10분쯤 분당 서현역 부근에서 택시 안에 있던 민씨를 긴급체포했다.

분당=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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