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애리조나 ‘화려한 가을 잔치’

중앙일보

입력

그 곳에 ‘원-투 펀치(커트실링·랜디존슨)’가 있었고 ‘핵잠수함’ 김병현도 있었다.

뱅크원볼파크에서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맞보기 위해 그들은 4,5차 전을 그렇게 원통하게 패했나 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할 수 있다’는 정신력으로 역경과 파도를 헤쳐나갔다.

“We are the Champions”

루이스 곤잘레스의 좌전 안타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올려 놓았다. 그라운드엔 ‘퀸’의 노래가 흘러 퍼졌고 선수들은 얼싸 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맘껏 누렸다.

월드시리즈 6승 무패에 24세이브를 기록한 ‘무적’ 마리아노 리베라였지만 다이아몬드백스의 활화산 같은 정신력에 위용을 잃었다.

2-1로 뒤진 상황, 특급 마무리가 등판했지만 전혀 기죽지 않는 다이아몬드백스의 정신력에 최강 뉴욕 양키스와 무적 리베라가 무릎을 꿇었다.

9회말 마크 그레이스가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다음 타자인 데미안 밀러의 희생 번트가 리베라의 악송구로 무사 1,2루가 되자 분위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1사 1,2루에서 타격 감이 좋았던 토니 워맥이 6구까지 가며 리베라를 물고 늘어졌다. 결국 워맥은 우익수쪽으로 가는 2루타를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타자들은 타구의 방향을 보면서 있는 힘을 다해 뛰었고 워맥은 팀 배팅에 충실했다.

크레이그 카운셀의 몸 맞는 공으로 1사 만루가 되자 리베라가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고 다이아몬드백스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번 루이스 곤잘레스는 희생플라이 하나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큰 스윙보단 짧게 맞춘다는 자세로 나왔다.

행운이었는지 모르지만 곤잘레스가 친 빗맞은 타구는 전진 수비한 야수들 뒤로 날아가는 행운의 안타가 되었고 팽팽했던 7차 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환희와 기쁨이 교차하는 월드시리즈의 정상이란 곳. 보이지 않은 계단을 한단계씩 밟으며 기어코 정상을 정복한 다이아몬드백스가 리그 참여 4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맞보는 순간이었다.

Joins 이병구 기자 <lpg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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