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학' 계보 한눈에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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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성리학이 제자와 영남학파 유림들에게 전수된 계통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퇴계학맥도’가 나왔다.

한국국학진흥원이 15일 펴낸 퇴계학맥도는 4x6판 전지(1,090㎜x788㎜) 한장에 퇴계를 정점으로 연인원 9백52명의 계보를 이름과 출신지·생몰연대와 함께 수록했다.

이 속에는 영남지방 퇴계학파의 4대 중심 계보인 월천(月川) 조목(趙穆)과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한강(寒岡) 정구(鄭逑)의 계열이 망라돼 있다.

또 뒷면엔 퇴계의 생애와 주요 저술연대가 실렸고,신라시대 강수(强首)에서 시작해 퇴계에 이르기까지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 중기 이전의 유학자 91명의 계보도 정리됐다.

퇴계학맥도는 그동안 당파적인 요소가 강하게 가미돼 한말까지 단편적으로 만들어지다가 단절돼 왔다.대규모 학맥도가 다시 등장한 것은 지지난해.퇴계 탄신 5백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국학진흥원 연구원들이 ‘영남학파의 퇴계학 전수도’를 처음 선보였다.

이 전수도에 보인 관련 연구자와 일반인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한다.그러나 당시는 행사 일정에 쫓겨 부정확하거나 누락된 인물이 많았다는 것이다.

국학진흥원 연구원들은 이후 1년여동안 공동작업을 통해 전수도를 수정·보완,퇴계학맥도를 다시 완성하게 됐다.아쉬운 점은 연구의 한계로 영남지역에 국한한 것이다.

국학진흥원 김종석 수석연구원은 “학맥도 발간은 퇴계학의 분화와 파생 등 지식산업의 재생산과정을 시각적으로 정리한 것”이라며 “효과적이긴 하지만 도식화 때문에 특정 인물에 선을 긋는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이 작업은 서양에서도 주목하는 퇴계학이 어떤 인적 배경에서 형성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값은 1만2천원.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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