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에 학살된 부친 앙갚음 세 가족 독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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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밀양】아버지가 좌익분자에게 살해당한 앙갚음으로 친할머니와 사촌동생 등 3명을 독살하고 자신도 아버지 묘 앞에서 자살한 사건이 있다. 밀양읍 내이동 4구에 사는 손영순(19·난장이)양은 지난 6일 밤11시쯤 그가 식모살이 하던 부산시 동구 수정동11통2반 그의 고모부 김기화(48)씨 집에서 고모부의 병간호하려 온 할머니 한덕돌(82·밀양읍내이동4구)씨와 고모부의 동생 김기영(28)씨가 금반지(시가3천원) 훔친 것을 추궁하는데 격분, 독약(종류미상)을 넣은 「주스」를 먹여 이들을 독살하고 범행 후 7일 상오9시쯤 기차 편으로 밀양에 돌아온 손 양은 밀양중학에 다니는 사촌동생 손석열(14)군을 삼촌(손 양의 아버지)산소에 성묘 가자고 꾀어내 「택시」(경남 영1005호)로 청도면 요고리에 있는 묘에 이르러 「사이다」에 독약을 섞어 먹여 석열군을 죽이고 자신도 그 「사이다」를 마시고 자살했다.
자살한 손 양의 아버지 손용운씨는 농군이었는데 18년 전 좌익분자에게 이 고장의 대한청년단장을 한 삼촌 손용호(50)씨로 오인,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살해된 후 홀어머니는 개가해 버리고 홀로 남은 손 양은 그의 삼촌 집에 몸을 담고 있었는데 손 양은 삼촌대신 아버지가 죽은 데 대해 늘 삼촌을 원망해 왔으며 사촌들은 고등교육까지 시키면서 자신은 중학교밖에 못 나온 데다 난쟁이인 신체조건을 비관해 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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