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재발 미리 알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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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유방암의 재발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는 유전자 검사법이 개발됨으로써 유방절제 수술후 재발 방지를 위해 무조건 받아야 하는 화학요법이 필요한 사람과 필요없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네덜란드 암연구소 병리학자 라우라 반트 베르 박사는 24일 이곳에서 열린 유럽암학회연합회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1983-1995년 사이에 초기 유방암으로 유방절제 수술을 받은뒤 화학요법을 앞두고 있는 환자 78명의 암 종양 유전자2만5천개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재발을 유발하는 분자구조와 그렇지 않은 분자구조를 구분할 수 있는 표지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베르 박사는 이 유방암 환자들은 나중에 34명이 재발하고 44명은 암세포가 다시 나타나지 않았는데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의 암 종양은 특이한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방암 전문의들은 유방암 재발 여부를 구분할 수 있는 검사법이 앞으로 5년안에는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방암 초기환자의 20-30%는 5년안에 유방암이 재발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재발 위험이 큰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구분할 방법이 없어 의사들은 유방절제 수술후에는 거의 모두에게 화학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화학요법은 재발 위험을 약35% 막아주는 효과가 있으나 구토, 탈모, 설사, 피로등 부작용이 적지않다.

이 새로운 유전검사법을 이용하면 필요없는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를 지금의 70%(유럽)-90%(미국)에서 평균 27%로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유방암 유전학의 세계적 권위인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브루스 폰더 박사는 말했다.

미국에서는 암 종양의 크기가 직경 1.27cm 이상이면 화학요법을 시행하는데 비해 유럽에서는 암 종양의 크기가 직경 2.54cm이상이고 환자의 나이가 35세 이상이면 화학요법을 처방하고 있다.

폰더 박사는 유방암 환자 100명의 암 종양을 보면 거의 비슷비슷하지만 어떤 암종양은 예후가 괜찮고 어떤 것은 나쁘게 나타난다고 밝히고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를구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예후가 나쁘리라는 예상아래 일률적으로 화학요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폰더 박사는 또 치료법도 어떤 것은 환자에게 잘 듣고 어떤 것은 효과가 신통치않은데 이는 암 종양의 분자구조 차이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 분자구조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면 환자가 가진 암 종양의 분자구조에 따라 그에 적합한 맞춤치료법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방절제 수술 당시 원래의 암 종양에서 떨어져 나온 아주 미세한 암세포가 이미 체내의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있을 때는 유방암이 재발하게 된다. 그런데 어떤 암종양은 이러한 "전초기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 어떤 것은 없다.
(포르투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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