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좌절된 시즌 4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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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올시즌 4관왕의 `대망'을 끝내 접었다.

수원은 24일 홈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우승에 대한 실낱같던 희망을 살리기 위해 혼신을 다했지만 포항의 효과적인 역습 앞에 1-3으로 무릎꿇어 이날 부산과 1-1로 비긴 성남에 승점 4차로 벌어지면서 우승이 완전히 좌절됐다.

올시즌 개막대회인 아디다스컵에서 막판 연승행진을 펼치며 우승한데 이어 아시안클럽선수권과 아시안슈퍼컵을 잇달아 제패, 이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수원이지만 정작 국내리그 챔피언 탈환의 꿈은 내년으로 미뤄야 했다.

수원의 올시즌 정규리그 행보는 그야말로 우여곡절이었다.

6월말까지 초반 1승1무2패로 8위에 머물며 불안한 출발을 했던 수원은 7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고 8월1일 선두를 달리던 포항을 잡고 처음 1위로 올라서며 우승에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은 이후 약 보름간의 휴식기간에 아시안슈퍼컵 우승을 달성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우승 후유증속에 선수들의 피로가 쌓이고 8월말 고종수가 무릎을 다쳐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다시 하강곡선을 그려 9월2일 부산전에서 패해 5위로 떨어졌다.

우승은 물건너 간 듯 했던 이때부터 수원의 저력은 다시 발휘됐다.

수원은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산드로와 회춘한 `날쌘돌이' 서정원의 신들린 골감각을 앞세워 극적으로 회생, 9월19일 부산전을 1-0으로 승리하면서 약 1개월만에 1위로 복귀해 다시 정상정복에 나섰다.

하지만 수원은 10월13일과 17일 막판 선두다툼을 하던 성남과 안양에 각각 0-2,0-1로 져 통한의 연패를 당하면서 성남에게 막판 추월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12승5무9패의 성적과 26경기 39득점으로 10개구단 중 최다득점을 기록한데서 보여주듯, 수원은 올해 화끈한 공격축구로 시즌 내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것만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김호 수원감독은 "아시안슈퍼컵 우승 이후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데다 공수를 조율하던 미드필더 김진우의 공백이 막판까지 크게 작용했다"며 "내년시즌 우승을 위해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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