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권 발동하라」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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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3일 민중당이 의사당에서 농성하고있을 때 이효상 국회의장과 공화당 총무단 사이에 가벼운 언쟁이 벌어졌다는 것. 공화당 총무단은 이 의장에게 『사태 수습에 나서고 끝내 협상이 성취되지 못할 때는 경호권이라도 발동할 준비를 갖추어야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 의장은 『지금과 같은 상태 하에서는 수습할 길도 없고 그렇다고 경호권은 고려할 수 없다』고 거절하고 『여당에서 양보할 수 있는 새로운 조건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는 것. 그러나 총무단은 『추경예산안은 기어이 통과시켜야한다는 선은 후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고 그 중에서도 강경론자인 오치성 부총무는 이 의장에게 『왜 경호권 발동은 못하게 했다는 거요. 그럼 의장은 이 사태를 그대로 내버려두겠다는 겁니까』라고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는 것.
이리하여 의장과 총무단 사이에 냉전이 벌어졌고 이 의장은 하오 4시 20분 민중당 의원들이 농성중인 의사당에 들어가 민중당 총무와 만나고 나온 뒤 공화당 총무단을 만나자고 불렀으나 총무실에선 『만날 필요가 없다』고 박절하게 거절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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