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지역 은행들 안 반가운 동전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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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라고 모두 같은 돈이 아닙니다. 은행에 돈이 되어야 돈이죠."

지난 4일부터 동전을 교환해 주며 2%의 수수료를 떼는 한빛은행측의 설명이다. 동전도 엄연한 돈인데 은행에서 홀대받고 있다.

국내 유통 동전은 1원부터 5백원까지 6종류. 한국은행이 공급한 10원 이상 동전은 1백22억개로 국민 한사람당 2백60개를 소유할 수 있는 양이다.

동전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제대로 유통되지 않아 해마다 3백억~5백억원의 비용을 들여 만들고 있다. 발권정책팀 이정욱 조사역은 "동전이 필요한 사람은 은행을 찾는데 동전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어지간해서 들고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과 달리 은행들은 고객이 동전을 들고 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 기색이다. 취급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가만 따지면 동전 교환액의 50%를 수수료로 받아도 적자"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 상인이 많은 지역의 지점에는 하루에 수십만~수백만원씩 동전을 가져와 교환을 요청해 이를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빛은행은 거래가 없는 고객이 5천원 이상 동전을 지폐로 교환하거나 거꾸로 지폐를 동전으로 교환할 때 2%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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