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고장'에 네티즌 분노

중앙일보

입력

'살인예고장'을 가장한 영화 홍보 메일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11일 아침 이메일을 확인하던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에게 배달된 '살인예고장'을 보고 공포에 떨었다. 내용인 즉슨 '닥터 큐'라는 익명의 공무원이 젊은 여성들을 파멸 끝에 죽음으로 몰고 간 부유한 미국 유학생을 직접 죽음으로 단죄하겠다는 것.

메일에 첨부된 '닥터큐'의 홈페이지(http://www.dr-q.co.kr)엔 이미 그가 행한 두 건의 살인이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되어있다. 이쯤되면 당장 경찰서에 전화라도 걸어야겠지만, '살인예고장'은 김민종·임원희 주연으로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이것이 법이다'의 온라인 홍보를 위한 메일이다.

문제는 메일이나 닥터큐 홈페이지만 보고는 도저히 영화 홍보물임을 짐작할 수 없다는 것. '살인예고장' 하단에 온라인 마케팅용이라는 문구가 있긴 하지만 검은 바탕에 짙은 회색 글씨라서 설명을 듣기 전엔 미리 발견하기 힘들다.

메일을 받고 어리둥절했던 네티즌들은 영화홍보물이었다는 사실에 대부분 '불쾌하다'는 반응. 일부 '신선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홍보사인 엔키노(http://www.nkino.com)와 닥터큐 홈페이지에는 '살인예고장'을 받은 사람들의 항의메일이 빗발쳤다.

당초 이벤트 메일을 신청한 회원에게 일괄적으로 '살인예고장'을 보낼 예정이었던 엔키노는 뒤늦게 남은 발송을 취소하고 홈페이지에 공개사과문을 올리는 등 진정에 나섰다. '이것이 법이다'의 온라인 홍보방법도 수정할 계획.

1999년 미국에서는 여행 중 실종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가 실제를 가장한 홈페이지로 흥행에 성공을 거둔바 있다.

Joins.com 김근삼 기자<icoolca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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