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박목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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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 밤에
먹을 가는 손.
창문이 흥근히 젖는
눈오는 찬 밤에
먹을 갈아
시름을 달래는 손.
그 고독한 진정.
때로는
한 폭의 난초를 그리고
때로는
만지장서의 사연을 엮는
그리고
눈이 개인 새벽의
별빛 초롱초롱한 성좌 아래서
벼루를 씻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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