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01 정규시즌 결산

중앙일보

입력

가슴에 새겨진 이름(팀)을 위해 뛸 것인가, 아니면 등 뒤에 새겨진 이름(개인)을 위해 뛸 것인가. 2001 프로야구가 던진 화두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유난히 하위팀에서 개인타이틀 수상자가 많이 배출됐다.

마지막날까지 꼴찌를 다툰 LG가 타격왕(양준혁), 최다안타·득점 1위(이병규), 다승·구원· 승률 1위(신윤호) 등 14개 타이틀 부문 가운데 6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냈다.

롯데는 장타율·출루율(호세)과 다승·승률(손민한), 방어율(박석진)등 5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 탈삼진(에르난데스·SK)도 플레이오프 탈락 팀에서 가져갔다.

상위 4개팀에서는 홈런(이승엽·삼성)과 타점(우즈·두산), 도루(정수근·두산), 홀드(차명주·두산), 승률(갈베스·삼성), 최다안타(데이비스·한화) 등에서만 수상자를 배출했다.

개인 타이틀이 하위팀에 집중되는 바람에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역대 최고의 혼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 숫자로만 보면 '풍운 특급' 신윤호가 앞서 있지만 팀 성적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면서 쌓은 성적이라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가 어렵다. 홈런부문 1위를 2년 만에 되찾은 이승엽이나 타점 1위.홈런 3위의 우즈, 타격.출루율 2위와 장타율 3위 등 공격 전부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심재학(두산)을 지지하는 팬들도 많다.

박한이(삼성)가 독주하던 신인왕 다툼도 후반기 한화 4위 등극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김태균과의 2파전으로 갈라졌다. 김태균은 열아홉 고졸신인으로 20홈런 고지에 오르며 한화를 4위로 끌어올렸다.

결국 페넌트레이스 성적만으로 평가받아야 할 MVP.신인왕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 여부가 '심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잠실에서 벌어진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에서는 LG가 한화를 3-2로 제압, 6위를 차지했고 최하위는 롯데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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