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자전거는 탄다, 정비는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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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취미생활로 시작한 지 벌써 7년째입니다. 그동안 산악코스 280km를 36시간에 골인해야 하는 280랠리 완주를 비롯해 각종 자전거 시합에서 입상을 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습니다.

 이 정도 구력이면 간단한 정비는 스스로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저는 정비는 영 젬병이라, 잔 고장을 키워 큰 고장을 만들 때가 많습니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잘 안 들어 큰 사고가 날 뻔하거나, 중요한 시합에서 선두권으로 달리다 체인이 끊어져 입상이 물 건너간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막상 일이 터졌을 땐 미리 정비할걸 후회를 하지만 자전거를 수리하고 나면 금세 또 잊어버리고 맙니다.

 고장난 자전거를 단골 자전거 숍에 맡기고 작업대를 봅니다. 300개가 넘는 공구가 정비 공간 한쪽 벽에 빼곡히 걸려 있습니다. 웬만한 자전거 고장은 저 공구들로 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 몸이 고장난다면 어떨까요? 과연 300개의 공구로 수리가 가능할까요? 아마 어림없을 겁니다. 하지만 주기적인 정비가 자전거의 큰 고장을 막아주듯이 주기적인 건강관리가 우리 몸의 큰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참, 그러고 보니 회사에서 하라는 건강검진이 이달 안에 마감을 하네요. 큰 병 걸리기 전에 얼른 검진예약부터 해야겠습니다.

※ ‘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이 이번 주부터 매달 둘째 주 금요일에 다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김성룡의 사각사각은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간 week&에 게재된 사진 칼럼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들을 렌즈에 포근하게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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