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발레시어터 '창고' 공연

중앙일보

입력

트윈폴리오와 퀸의 음악 속에 청바지.통기타.생맥주의 향수를 발레로 풀어낸다.

안무가 제임스 전(42) 이 이끄는 서울발레시어터(SBT.단장 김인희) 가 다음달 6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한전 아츠풀센터에서 '창고(Warehouse) ' 를 공연한다. 1970~80년대 격동의 현대사를 거쳐온 소위 '386세대' 의 자화상을 그리는 복고풍의 발레극이다.

SBT는 그간 클래식 발레에 재즈 댄스나 뮤지컬 댄스 등을 접목하는 식으로 발레 대중화에 주력해왔다. 소수의 고정 관객층 외에도 저변을 넓혀가겠다는 제임스 전.김인희 무용가 부부의 포부는 '창고' 에서도 여전하다.

제임스 전은 " '창고' 는 예술성과 대중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벤처 발레' " 라며 "대중성을 잃으면 더 이상 이 장르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든다" 고 말했다.

일단 눈과 귀가 누릴 수 있는 재미를 최대한 살리려고 애썼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멀티큐브로 방영되는 영상과 사물놀이를 현대화한 타악기 연주 등을 춤에 곁들이는 형식이다.

클래식.팝.가요.국악.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그 시절 음악' 이 변화무쌍하게 1시간45분을 채운다.

'복고' 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최근 몇년 새 유행했던 악극같은 직설적인 복고풍은 아니다. 의상이나 무대 장치 등은 '지금 우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 시절' 답게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듬었다. 또 통로와 로비 등을 무대로 활용하는 시도도 했다.

제임스 전은 "춤 언어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 며 "우리 현대사를 다룬 특수한 내용이지만 이를 시각적으로 잘 풀어낸다면 해외에서도 호평받을 레퍼토리로 키울 수 있을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무용계에서는 좀처럼 드문 36회의 장기 공연이다.

8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투입하고 1천여석 되는 대형 공연장을 대관한 자신감만큼 충실한 구성과 무용수들의 체력 안배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굿패 노름마치가 타악기 연주를 맡았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7시. 월요일 쉼. 02-582-9498.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