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나"…강남지구 일부 오피스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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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올해 유독 오피스텔 공급이 많았습니다. 착 가라앉은 주택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수익형 부동산 투자 열기는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습니다.

초기 투자금을 적게 들이면서 안정적인 수입까지 낼 수 있어 투자자들이 많이 몰렸기 때문입니다.특히 강남권에서의 오피스텔 분양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강남은 '오피스텔 투자 1번지'로 꼽힙니다. 대형 상권은 물론, 대형 사무실 빌딩이 많이 모여 있어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습니다.

임차 수요가 많이 몰리다 보니 오피스텔 한 채의 월세가 100만원을 넘어서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이 군침을 흘릴만 합니다.

하지만 강남권 오피스텔의 몸값이 오르면서 투자 가치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매매가가 오르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다는 점은 강남권 오피스텔이 지닌 강점입니다.

그런데 강남권에 신 오피스텔촌이 들어섰습니다. 강남 보금자리지구에서 오피스텔 공급이 쏟아진 것인데요. 올해에만 총 3000여실이 분양됐습니다.

 수익률 낮아질 것 우려 투자자 외면 많아

강남지구는 송파구 문정동과 KTX수서역이 가까워 생활환경이 좋은 것은 물론 임대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분양가가 기존 강남권 오피스텔보다 싸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3.3㎡당 900~1100만원대에 분양됐는데요. 이는 삼성동이나 역삼동(3.3㎡ 당 1700~1900만원) 등 강남권 오피스텔에 비해 3.3㎡당 최고 1000만원이나 쌉니다. 때문에 시세차익은 물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많이 몰렸습니다.

이 지구에서 올해 분양 첫 주자였던 대우건설의 강남 푸르지오 시티(6)는 최고 529 1로 청약을 마감한 데 이어 계약을 시작한 지 한달 만에 계약률 100%를 달성하는 등 완판 기록을 세웠습니다.

첫 단지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분양이 줄을 잇기 시작합니다. 유탑유블레스(유탑엔지니어링), 더샵라르고(포스코건설), 강남2차 푸르지오 시티(대우건설), 힐스테이트 에코(현대건설) 등 입니다. 모든 단지들이 청약은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하지만 계약률이 문제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단지들이 분양되다 보니 일부 단지는 계약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계약률이 낮은 원인으로는 비슷한 입주시기가 꼽힙니다. 2014 4월 유탑유블레스를 시작으로 10월까지 3100실이 한꺼번에 입주를 맞습니다. 임차인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공실이 대량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강남지구가 현재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는 것도 투자자들에 부담입니다. 입주 시점에는 생활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지겠지만 당장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때문에 투자를 해도 될 지 망설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은 (분양이) () 된다면 너도 나도 달려듭니다. 강남에서 좋은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내놓고도 계약률이 낮아 고전하는 이유죠. 내년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오피스텔 부지를 분양하겠다니 내년에는 더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무이자 조건으로 바꾸고, 임대수익 확정 보장제를 실시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미분양 소진은 아직 더딥니다.

입주시점이 겹쳐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지면 임대료 하락은 물론 공실로 인한 손해가 예상되니 투자를 꺼려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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