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본 세 선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8일 실시된 [캐나다]총선거는 결과적으로 그다지 큰 변동을 가져오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로써 의회 내에서 절대 다수를 확보하려던 [피어슨]수상의 의도는 깨어지고 말았다. 8주 전 총선거를 위해 의회가 해체되었을 당시의 각 당의 의석수는 [피어슨]영도하의 자유당이 백27석, [디펜베이커]전 수상의 보수당이 92석, 기타 정당 46석의 순 이었었다. 일반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자유당이 압승하리라는 기대는 자유당이 겨우 2석이 더 많은 백29석을 얻음으로써 부서지고 말았다. 보수당은 오히려 7석을 더 얻어 99석을 차지함으로써 조용히 끝났다.
사실 이번 선거는 대부분 국민들의 냉담과 무관심 속에서 치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는 8년6개월 동안 무려 다섯번째 치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총 의석 2백65석의 과반수는 백33석, 이 선을 유지함으로써 과감하게 [캐나다]의 확고한 경제안정을 이룩하고 실업자를 구제함으로써 [캐나다]를 좀 더 높은 국제적 수준에 올려 보려던 [피어슨]수상의 꿈이 조각나 버린 것이다.
[피어슨]수상은 적어도 백45석은 차지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 봤던 것이다.
[피어슨]수상은 이번 선거결과를 통하여 환멸을 느꼈을는지도 모른다. 또 다시 전례를 밟아 다른 군소 정당과 연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에겐 어느 정도 수치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여하튼 결과적으로 [피어슨]수상에겐 선거를 치르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나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가 [디펜베이커]전 수상에게는 [롤백]의 기회가 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 형편으로 보아 자유당은 젊은 세대를 지도자로 하는 제3당, 즉 신민주당(21석 획득)과 손잡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고 있다. (전충림 통신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