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예스터데이」 주인공 김승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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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남자' 김승우(32)가 특수수사대(SI)요원으로 등장해 날카로운 이미지를 선보인다.

내년 설 개봉 예정인 액션 스릴러 영화 「예스터데이」(감독 정윤수)에 출연중인 그는 모처럼 맞은 변신의 기회를 그냥 흘려보낼 수 없다는 각오로 장면마다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15일 새벽 부산의 로케현장에서 만난 김승우로부터 이번 촬영에 임하는 자세와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았다.

--이번에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특수사건을 추적하는 SI 팀장 윤석으로 등장한다. 1년 전 범인과의 대치상황에서 아들을 잃은 아픈 기억을 지니고 있으며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수록 자신의 과거를 깨달아가면며 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인물이다.

--지난해 「비밀」 이후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인데 이 작품을 선택한 까닭은. ▲「비밀」이 말그대로 '비밀'스럽게 개봉했다가 조용히 막을 내려 더욱 오래간만이라고 느끼는 관객이 많을 것이다. 이미지 변신의 욕심보다도 20년 뒤 가상세계를 그린 작품이라는 데 강한 흥미를 느꼈다. 우리가 20년 전에 모든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휴대전화로 대화한다는 것을 상상했는가. 20년 뒤 이 영화를 다시 보며 요즘우리들의 상상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해보는 일이 재미있을 것 같다.

--20년 후 어떤 인물이 돼 있을 것 같은가. ▲나도 모르겠다.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힘들어 평생 배우로 남겠다거나 다시태어나도 배우를 하겠다는 약속은 못하겠다. 서른 살이 넘어서니 '열심히 하겠다'는말만 갖고는 안 통하더라. 오래도록 연기하고 싶어도 불러주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카메라 앞에 있는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면 나중에도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을 수 있겠지. --윤석이라는 배역은 마음에 드는가. ▲정윤수 감독이 자신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니까 얼마나 매력적인 인물이겠는가. 내가 느끼는 것처럼 관객들도 멋지게 봐줬으면 좋겠다.

--본격적인 액션 연기는 처음 아닌가. ▲스스로 운동신경이 없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그는수원대 체육교육과 출신이다). 내가 「장군의 아들」에서 '쌍칼'로 데뷔했다. 여수로케 때 처음 권총을 쏴봤는데 스트레스가 확 풀리더라. 조물주 덕인지는 몰라도 마음씨에 비해 착하게 생겨 그동안 스크린은 물론 브라운관에서도 부드러운 역할을 많이 맡았다. 매섭게 보이려고 살도 빼고 머리카락도 바짝 짧게 잘랐다. 수염도 조금길렀는데 실제로 터프함이 느껴지는가. --이미연씨와의 재결합을 바라는 팬들이 많은데… ▲결혼이 장난이 아니듯이 이혼도 오랜 고민 끝에 결정했다. 애들도 아닌데 얼마나 시간이 흘렀다고 재결합을 생각하겠는가. 다만 서로가 좋은 감정을 유지하려고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다. 동료 연기자로서 작품 선택할 때 조언을 주고받는 사이이며 지난번 백화점에서 미연에게 물건을 사준 것도 확대해석할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왜 우리를 그대로 놓아두지 않는지 모르겠다.

인터뷰가 끝난 뒤 제작자인 안병주 미라신코리아 회장은 "승우가 '이혼을 결심하기 전에 어른들과 상의했더라면 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들었으며, 최근 나에게 '만약 나중에 재혼을 하게 된다면 미연과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고 귀띔했다. (부산=연합뉴스) 이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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