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쌀이 국산 보다 밥맛 더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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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생산되는 쌀이 국내에서 최고급으로 꼽히는 이천 쌀보다 밥맛이 더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2004년 이후 쌀 시장 추가개방이 이뤄질 경우 가격은 물론 품질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쌀의 시장 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1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정장선(민주당)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외에서 유통되는 5개 벼 품종을 대상으로 밥맛 비교 실험을 한 결과 헤이룽장 쌀의 밥맛지수가 72.2로 이천 쌀(66.7)보다 높게 나타났다.

농진청 관계자는 "밥맛은 벼 재배지역의 기후 등에 좌우되기 때문에 한번 실시한 비교 결과만으로 중국 쌀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내 쌀에 비해 손색없는 품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한국과 인접한 동북3성 지역에서 국내 연간 쌀 생산량의 2.4배에 이르는 1천2백70만6천t의 쌀을 재배하고 있다. 가격도 국내 시세의 6분의1 수준으로 싸다.

◇ 밥맛 지수=일본 도요사에서 개발한 측정기기 '식미계' 에 쌀을 넣어 익힌 뒤 적외선 파장을 쏘여 밥의 표면상태.광택.기름기 등을 측정해 밥맛을 지수로 나타낸다. 실제 시식 평가 결과와 70%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홍병기 기자 klaa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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