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주택 멀고 값도 비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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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영주택이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30일 마감한 시영주택 입주자 모집에서 상암동은 건물 20동에 1백 60명 신청으로 8대1의 경쟁을 나타냈으나 구로동은 A형(13평) 1백20동에 희망자 50명, B형(10평) 15동에 희망자는 단 10명뿐이었다. 이와같은 기현상은 주택 값이 워낙 비싼데다 처음 들어갈 때의 입주금이 너무 많아 감히 서민들로서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데서 연유된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구로동의 경우, A형은 대지 40∼50평에 건평은 약13평, 방 셋에 부엌과 마루가 딸린 현대식 주택이나 이 정도 건물의 시세는 이 부근에서 입주금인 30만원보다 싼값을 홋가하고 있었다.
A형 주택보다 도로에서 더 가깝고 건평이 12평8흡인 양옥이 25만원을 홋가- K회사의 조립식 주택도 30만원정도. A형의 총 가격 51만원보다 약 10만원이 적은 40만원이면 대지 50평, 건평 14평에 담장과 대문. 장독대까지 마련된 붉은 벽돌집을 살 수 있다.
시 당국은 건물이 일반주택에 비해 훨씬 견고하고 잘 지어졌다고 말하고 있으나 지금 벽재와 기초자재로 쓰고 있는 A회사의 흙벽돌을 일반은 잘 믿으려하지 않고 있었다.
흰빛 흙벽돌은 10여년 전에 일부 신개지에서 실험 건축되었으나 내수 내구력을 보장받을 수 없고 또 보수할 때 큰 지장을 주어 지금은 잘 쓰지 않는다고 주택기술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영주택은 문틀을 모두 가격 싼 육송과 미송으로, 지붕판자도 얇은 2푼짜리로 깔고 있고 마루의 나왕 「프로링」도 갈라진 것이 많아 시 당국이 말하듯 그렇게 좋은 주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시영주택에는 담장도 대문도 없다. 이곳 시영주택이 인기가 없는 또 한가지 큰 이유로 교통이 불편하고 경부선철도 연변이라는 점도 있다.
시청앞에서 「버스」로 l시간이상 걸리고 주택지로 들어가는 길은 먼지투성이로 고르지도 못하다.
시 주택과가 발표한 이두지구의 주택가격 및 입주금(괄호안)은 다음과 같다.
▲상암동=A형 (13평) 60만3천5백46원 (29만6천2백40원)
▲구로동=A형 (13평) 50만9천5백3원 (30만2백20원) B형 (10평) 44만4천7원) (28만4천7백14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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