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후 외국계 제약사 매출 급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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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이후 고가약 처방이 급증하면서 외국계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한국시장 내 매출도 급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 박시균 의원(한나라당.영주)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단일 약제로 급여청구액이 가장 많은 한국화이자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정 5㎎'의 경우 올해 1.4분기(1∼3월)에만 188억원(3천481만9천개)의 약제비가 청구됐다.

이는 의료계 휴.폐업 등으로 의약분업이 본격 시행되지 못한 작년 3.4분기(7∼9월. 청구수량 860만8천개.청구액 46억5천만원)에 비해 4.04배(청구액 기준)로 증가한 것이다.

한국얀센의 스포라녹스 캅셀은 지난해 3.4분기 22억9천만원(167만1천개)에서 올해 1.4분기에는 42억8천만원(316만4천개)로 1.86배가 됐으며, 한국로슈의 `후트론캅셀 10㎎'은 지난해 3.4분기 18억8천만원(151만3천개)에서 올해 1.4분기에 42억1천만원(337만6천개)로 2.23배로 늘어났다.

한국얀센의 `조코정 20㎎'도 지난해 3.4분기 15억4천만원(123만1천개)에서 올해1.4분기에 36억9천만원(295만5천개)로 2.4배가 됐다.

이로써 10위권 안에 들어 있는 순수 외국계 제약 6개사(독일계 합자 H약품 제외)의 다빈도 약제 청구액은 모두 4백억원에 달해 작년 3.4분기의 3.9배로 늘어났다.

올해 1.4분기 기준으로 청구액 10위권 안에 들어간 순수 국내 제약회사 제품은 2위의 일성오구멘틴시럽(일성신약.47억3천만원), 8위의 베아제정(대웅제약.36억4천만원), 10위의 에어탈정(대웅제약.36억2천만원) 등 3개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이는 고가의 오리지널 약으로 무장한 다국적 제약사들에 국민건강과 질병 치료를 내맡기고 있는 꼴"이라면서 "국내 제약회사 육성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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