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비상대응센터를 방문해 브리핑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수면 아래 불만이 끓던 민주당에선 2일(현지시간) 현역 의원이 공개적인 ‘후보 사퇴론’을 처음으로 냈다. 총대를 멘 건 15선의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이다.
“린든 존슨처럼 재선 도전 접어야”
미국 민주당의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 의원이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민주당에서 현역 의원이 바이든 후보 교체론을 공론화한 건 그가 처음이다. 사진은 로이드 도겟 의원이 2015년 6월 16일 워싱턴 DC 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당내에선 이런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질 거란 관측이 많다. 마리 글루센캄프 페레즈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역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직언’을 했다. 흑인 사회에 영향력이 큰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의원은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조합을 지지하지만 바이든이 물러날 경우 해리스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하원 민주당의 한 보좌관을 인용, 민주당 하원의원 25명이 앞으로 며칠간 바이든 대통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그에게 후보 사퇴를 요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번 주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ABC 방송 인터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잇단 질문에도 잘 대처할 수 있는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경쟁력, 해리스에 밀려’
미셸 오바마 등판시 트럼프에 11%P 우세
버락 오바마(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지난해 8월 28일 뉴욕 USTA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경합주에서 TV 토론 이후 바이든 지지율이 일괄 하향세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민주당 슈퍼팩(Seper PACㆍ특별정치활동위원회) ‘퓨처 포워드’가 7개 경합주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다자 가상대결에서 트럼프에 4.2~10.6%포인트 차로 모두 밀렸으며, 둘의 격차는 TV 토론 이후 적게는 1.8%포인트에서 많게는 2.2%포인트로 7개 경합주 모두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패배 위기감, 민주당 ‘생존본능’ 자극
11월 대선뿐만 아니라 상ㆍ하원 선거에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민주당 정치인들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마이크 퀴글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바이든의 결정이 향후 백악관 주인뿐 아니라 상원 일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은 선거 패배 두려움 속에 공황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추락하는 바이든의 저조한 지지율이 상ㆍ하원 의원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불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완주 의지’ 고수하는 바이든
커린 잔피에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백악관과 바이든 선거 캠프는 연일 ‘바이든 엄호’에 나섰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바이든)는 어떻게 재기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캠프의 쿠엔틴 포크스 부매니저는 “언론이 지나치게 문제를 부풀리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오바마도 대선 판세 우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 토론이 끝난 뒤 SNS에 “토론이 생각처럼 잘 안되는 날도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지원 사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선거 판세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