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의 모습. 뉴스1
2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격은 161엔대에서 거래됐다. 전날엔 달러당 161.72엔에 달하면서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퍼 엔저’로 인해 국내 여행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여행 대신 일본 여행을 택하는 여행객은 확연한 증가 추세다.
‘엔저 나비효과’ 여행까지 확산
김영희 디자이너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수지 적자는 125억2700만 달러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여행수지 적자다. 이중 대일본 여행수지 적자가 33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17억5300만 달러의 여행수입을 일본으로부터 거뒀지만, 여행지급이 51억3300만 달러를 기록한 탓이다.
대일본 여행수지 적자, 미국 역전
엔저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2022년부터 나타났는데 그해엔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여행이 많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일본 여행 열풍이 본격화했다. 올해는 엔화 가치가 작년보다 더 하락한 만큼 이 같은 추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희 디자이너
실제 올해 4월까지 일본으로 여행 간 한국 관광객은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월 일본 방문 관광객은 299만99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만7670명)보다 93만2231명(45.1%) 증가했다. 이전까지 이 기간 일본에 가장 많은 인원이 방문한 2018년(276만9853명)과 비교해도 23만48명(8.3%) 많다.
일본은 관광으로 무역적자 만회
이 때문에 일본은 엔저에 힘입어 여행수지 흑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04만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89만9176명)보다 60.1% 급증했다. 5월 기준 역대 최대 관광객 수를 기록한 2019년(277만3091명)보다도 9.6% 늘었다. 일본 정부는 여행수지 흑자로 인해 무역적자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지난달 산케이신문은 “지난 4월 여행수지 흑자가 1996년 이후 역대 최고치인 4467억엔에 이르렀다”며 “여행수지가 무역적자를 보완하는 수입의 기둥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