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로 국내 최장수 광주극장 살립시다”

중앙일보

입력 2024.07.0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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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가 지난달 4일부터 ‘고향사랑 기부제’의 지정기부금 모집에 나선 국내 최장수 단관(單館)극장 광주극장 전경. [중앙포토]

올해 시행 2년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 기부액이 급감하면서 전국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지자체는 지난달 4일부터 공식 시행된 ‘지정기부제’ 사업 발굴을 통해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꾀하고 나섰다.

 
1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17개 시·도 고향사랑기부제 총모금액은 172억243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억5068만원)보다 16.6%(34억2683만원) 줄었다. 총 기부 건수도 지난해 13만7524건에서 올해 12만6622건으로 7.9%(1만902건) 감소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문화 확산을 통해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해 1월 시행됐다.

지난달부터 ‘지정기부제’ 시행
10억 목표 … 충장로 상권 회복 기대
전국 지자체 ‘지정기부’ 13개 추진

시·도별로는 대구가 지난해 모금액 2억6648만원에서 올해 1억6293만원으로 38.9%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 강원(-25.7%), 경북(-25.1%), 충남(-23.8%), 충북(-23.1%), 전남(-22%) 등의 모금액이 줄었다. 반면 울산은 2억6990만원이 모여 기부액이 36.2% 증가했고, 세종(22.1%)과 인천(12.0%), 광주(4.3%) 등도 모금액이 늘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특정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금 30% 내에서 지역특산품을 받는 제도다. 주민등록 주소를 제외한 전국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 내에서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은 16.5% 세액공제도 받는다.
 
지자체들은 특정사업에 기부하는 ‘지정기부제’를 활용하고 있다. 지정기부제는 지자체 선정한 사업 중 1~2가지를 선택해 기부하는 제도로 지난달 4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기부금을 지자체가 활용처를 찾아 집행하는 기존 형식에서 진화된 방식이다.


지정기부는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또는 NH농협 전국 지점 내 전용창구에서 참여할 수 있다. 1일 현재 고향사랑e음에는 전국 지자체가 선정한 지정기부 사업 13개가 올라와 있다.
 
이중 광주광역시 동구는 국내 최장수 단관(單館)극장인 광주극장 활성화를 위한 지정기부를 받고 있다. 광주극장은 1935년 10월 최선진 선생이 세운 후 지금까지 스크린이 한 개인 단관극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구는 광주극장 활성화를 통해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침이다. 과거 호남 최대 상권이던 충장로 일대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10억원을 모금하는 게 목표인 지정기부금은 노후화한 건물·시설 개보수와 광주극장 향후 100년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등에 사용된다.
 
이밖에도 광주 남구의 시간우체국 조성사업과 통일 효도열차 지원사업을 비롯해 ▶충남 청양군 정산 초·중·고 탁구부 훈련용품과 대회출전비 지원 ▶영암 맘(mom)  안심 프로젝트 ▶충남 서천군 서천 특화시장 재건축 사업 등에 대한 지정기부를 받고 있다. ▶경남 하동군 독거노인 목욕이용권 지원 ▶경남 하동군 유기·피학대 동물 구조·보호 지원 ▶경남 산청군 청소년 관악합주단 후원 ▶서울 은평구 소아암 환자 의료용 가발 지원 ▶울산 동구 청년노동자 공유주택 조성 등도 지정기부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