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 의전실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왼쪽)이 지난 26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뉴스1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선택적 만남으로 시선을 끌었다. 홍 시장은 지난 26일 원 후보를 만나 “선거에 나와줘서 고맙다”고 포옹하며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한 후보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사실을 공개하며 “본인이 직접 (연락해) 온 게 아니고, 사람들 시켜서 전화 왔길래 ‘와도 안 만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달 나경원·윤상현 후보와도 면담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중한 기류다. 오 시장은 23일 윤 후보, 다음날 나 후보를 만났지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뉘앙스는 드러내진 않았다. 한 후보와의 회동은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야권 관계자는 “오 시장이 어떤 후보를 콕 집어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오 시장은 25일 친윤계 중심의 외곽조직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강연에서 총선 당시 한 후보에게 취약계층 교육 정책인 ‘서울런’의 전국적 확대를 제안했다가 이뤄지지 않은 일을 언급한 뒤 “이거 하나만 잘해도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앞서 해외 직구(직접 구매) 정책, 지구당 부활 논쟁을 두고 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 국제금융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
반면 이번 전대에서는 광역단체장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고, 이들을 둘러싼 묘한 전선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특히 한 후보와 원 후보, 오 시장, 홍 시장이 모두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고 있어 관심도 커졌다. 여당 다선 의원은 “네 명 모두 넓게 보면 경쟁자이고, 특히 한 후보와 오 시장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지역 기반을 갖춘 광역단체장은 책임당원 투표에서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한 캠프 관계자는 “도지사·시장 등과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는 핵심 당원 수가 상당하고,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당원 규모도 꽤 된다”고 전했다. 특히 당원투표 80%, 일반 여론조사 20%가 반영되는 전당대회 룰을 고려하면, 당원 수가 많은 서울·영남 지역의 당심(黨心)이 선거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면 “바람이 조직을 넘는다”는 반론도 있다. 여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 조직을 갖추지 않고도 2021년 전당대회를 주도했던 ‘이준석 돌풍’ 사례가 있지 않나”라며 “책임당원 숫자가 80만 명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광역단체장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