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수 콘텐트제작에디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 김도훈(왼쪽)과 홍명보. [중앙포토]
1999년 3월 28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국가대표 친선평가전. 당시 브라질은 히바우두·카푸·주닝요·제 호베르투 등 정예 멤버로 나섰다. 브라질은 89분간 골만 빼고 다 보여줬다. 무승부가 유력하던 경기는, 후반 45분 김도훈의 결승골로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다. 김도훈은 교체 투입 6분 만에 골을 터뜨렸다. 그 골에는 두 숨은 공로자가 있다. 김도훈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찔러준 최성용, 그리고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 최성용에게 연결한 홍명보다.
김도훈과 홍명보. 한 캔버스 안에 함께 그려진 걸 좀처럼 찾기 힘든 두 사람이다. 둘 다 1998 프랑스월드컵 멤버지만, 그 시절 한국 공격의 선택지 1번은 황선홍, 2번은 최용수였다. 김도훈의 존재감은 오히려 소속팀에서 더 강렬했다. K리그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 심지어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는 그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홍명보도 포철(포항 스틸러스 전신)과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했지만, 그래도 그는 태극마크와 함께 더 빛났다. 2020시즌 직후 울산 현대 지휘봉이 김도훈에서 홍명보로 넘어갔다. 두 사람 간 최근 접점이다.
두 사람은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유력 후보다. 축구계 얘기를 들어보니, 팀원 간 몇 차례 내분을 겪은 대표팀을 추스를 리더십이 중요한 선임 기준인데, 둘 다 그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리더십을 뺀 기술·전술 등은 보좌하는 코치진이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누군가가 “출신 대학 같은 학연 등이 감독 선임의 숨은 기준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우려하길래 말해줬다. “(거스) 히딩크 시절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게 있는데, 대한축구협회는 절대 그럴 조직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