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 추첨식에 참석한 일본 축구 레전드 오카자키 신지가 포트1 소속 국가들을 추첨하면서 대한민국이 적힌 종이 리본을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 AFC 영상 캡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우스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 추첨식에서 B조에 포함됐다. 2차 예선을 통과한 18개국 중 FIFA랭킹 상위 3개 팀에게 주어지는 톱 시드를 확보한 한국은 C조의 일본(18위), A조의 이란(20위)과 함께 포트 1에 이름을 올렸다.
추첨 결과 한국은 이라크(55위),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5위), 쿠웨이트(137위) 등과 한 조에 묶였다. 일단 포트 2의 호주(23위)와 카타르(35위), 포트 3의 사우디아라비아(56위) 등 부담스러운 상대를 모두 피한 건 긍정적이다. B조에서 만나게 된 요르단은 지난 2월 AFC 아시안컵 본선 4강에서 한국에 치욕적인 패배를 안긴 상대지만, 객관적인 경기력에선 여전히 한국이 앞선다.
하지만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상대 팀들이 중동 지역 국가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원정 경기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이동뿐만 아니라 낯선 환경과 문화, 그라운드 상태, 걸핏하면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시간을 끄는 침대 축구에 이르기까지 경기장 안팎의 상황에 잘 적응하는 게 대표팀의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 추첨 결과. 한국은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 등과 함께 B조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AFC 영상 캡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오는 9월 개막해 내년 6월까지 열린다. 2차 예선을 통과한 18개 팀이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경쟁을 펼친다.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되며 아시아 몫의 본선 진출 티켓도 4.5장에서 8.5장으로 대폭 늘었다. 3차 예선 각 조 1·2위 6개 팀은 본선 출전권을 일찌감치 확보하고, 3·4위 6개 팀은 남은 2.5장을 놓고 패자부활전(4차 및 5차 예선) 무대에 나서야 한다.
한국은 일본·이란 등과 함께 아시아 톱클래스로 꼽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 2월 전임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체제로 치른 AFC 아시안컵 본선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중도 탈락한 이후 4개월 넘게 내홍을 겪고 있다. 주축 멤버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중심으로 불거진 선수들 사이의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전술적 역량과 리더십을 겸비한 새 감독을 찾지 못해 대표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 추첨식 현장 모습. 사진 AFC 영상 캡처
월드컵 본선 진출의 최종 관문인 아시아 3차 예선 대진이 완성된 만큼 새 감독을 중심으로 대표팀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상대 팀 전력을 분석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나서야 할 때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강화위가 최근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 내국인 1명, 외국인 3명 등 4명으로 범위를 좁혀 마지막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면서 “머지않아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