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옹호전’ 선봉에 선 건 YTN 해직 기자이자 노조위원장 출신 노종면 의원이었다. “여러분은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지 않냐”(14일)는 이 대표 발언이 ‘언론 비하’ 논란에 휩싸이자, 노 의원은 “권력에 유리하게 프레임 만들어주는 언론을 학계에서도 애완견(lapdog)이라 부른다”(16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스스로 무식하거나 듣는 이가 무식하다고 무시하지 않고서야 언론 비하, 망언 따위 반응이 나올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노종면 의원이 16일 페이스북에서 ″권력이 주문하는대로 받아쓰고 권력에 유리하게 프레임 만들어주는 언론을 학계에서도, 언론에서도 애완견(랩독 Lapdog)이라 부른다. 원래 그렇게 부른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캡처
국회 상임위에서도 유사한 주장이 반복됐다. 유튜브에서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하시지, 왜 그렇게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는지 모를 일”(16일)이라고 비아냥댔던 양문석 의원은 18일 국회 문체위 회의에서 “조선일보사류 자칭 언론을 향해 검찰 애완견이라고 했다는데, 언론들이 여기에 대해 상당히 발작 증세를 보인다”며 조롱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날 과방위서 돌연 워치독·랩독·가드독을 언급한 과거 방송 영상을 재생한 뒤 “제가 영상을 보고 약간 목이 메는 것 같다”는 알듯 모를듯한 말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 의원은 언론단체의 성명서에도 격하게 반발했다. 그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 발언과 입장 어디에 언론 폄훼가 있던가. 어느 대목이 망발인가”라며 “(이 대표가) 일부 언론의 특정 보도 행태를 지적했음에도 싸잡아 비난한 것으로 비약하고, 본질보다 외양을 부각해서 뭘 어쩌자는 거냐”라고 적었다.
‘해직 기자’ 타이틀로 국회의원 배지를 거머쥔 그가 이 대표 나팔수 역할을 자처한 건 사실 처음이 아니다. 그는 5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모진 비바람을 견뎌낼 때 비로소 뿌리가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그런 정치인이 있습니다. 누굽니까?”라고 말한 뒤, 청중을 향해 마이크를 돌려 “이재명”이란 대답을 유도했다. 그는 재차 “누구라고요?” “안 들립니다!”라며 더 큰 호응을 유도한 뒤 “대표님을 (연단으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학계 용어를 끌어오자면, 그 모습이야말로 권력자 이 대표 앞 ‘애완견’ 아닐까.
지난달 1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콘퍼런스 호남편에 노종면 당시 국회의원 당선인이 이재명 대표 연호를 유도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 대표는 18일 “일부 언론의 문제임을 좀 더 선명하게 표현하지 못해 언론 전체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면 이는 저의 부족함 탓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지난 사흘간 벌어진 ‘애완견 논쟁’은 민주당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에게 올바른 건의를 하지 않는 이 대표의 호위무사들이 이 대표보다 이젠 더 무섭다”(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라거나 “민주당은 내부에서 스스로 위험한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살펴보라”(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는 비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