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군 당국은 아직까지는 북한군의 MDL 남하가 단순 실수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당시 DMZ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며 “우리 군은 이들이 MDL에 접근하기 전부터 관측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이 MDL을 넘기 전 위협 행위로 해석할 만한 특이 징후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군이 들고 있던 장비로 미뤄 시설물 설치 작업 중 방향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이는 지뢰 매설과 관련된 작업일 수 있다. 북한은 최근 MDL 인근에 지뢰 매설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접경 지역의 모든 북남(남북) 연계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하겠다”는 지난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군 당국은 전날(10일)에 이어 이날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았다. 북한도 특별한 도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대북 전단을 보내는 민간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전단과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중시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간담회에서 살포 자제를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정부가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서며 긴장이 조성된 시점에서 간담회를 여는 것을 두고 상황 관리 필요성을 설명하는 식으로 우회적으로라도 설득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대북전단 살포 예상 지역에 즉시 특별사법경찰관들을 출동시켜 순찰하고 감시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