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도 당국이 철도 건설 속도 조절에 나섰다.
중국에게 철도망과 고속철은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다. 중국은 매년 신규 철도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강력한 철도 굴기를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무언가 다르다. 중국이 철도 건설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국유철도그룹은 올해 철도망 확대 폭을 줄이고 철도 운행 수익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장의 대가는 참혹했다. 철도 부채는 2019년 말 5조 4989억 위안(8,476억 달러)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철도 시스템 자산 가치의 65%에 해당한다. 해가 지날수록 국가철도그룹이 갚아야 하는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중국 철도 당국은 올해 철도망 확충 대신 매출액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국유철도그룹은 올해 매출액을 작년의 1조 1천300억 위안보다 늘어난 1조 1천770억 위안(약 200조 2,430억)으로 책정했다.
중국국유철도그룹은 지난해 21억 6천만 명의 철도 승객을 처리했다. 올해는 이보다 44% 증가한 31억 1천만 명의 승객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전년 대비 3.4% 많은 37억 t의 화물을 처리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류쿤(劉昆)중국 재정부장은 "코로나 19로 작년 재정 적자율이 3.6% 증가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고용, 교육, 사회복지, 국민 건강에 대한 지출을 우선시할 것"이라며 "정부의 지출은 더 지속 가능해야 하고, GDP 대비 부채는 기본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막대한 빚더미와 지속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철도에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설 역 주변엔 주거 단지, 호텔, 회사, 더 나아가 기업, 연구소 등 산업단지가 자연스레 형성된다. 고속철 건설이 가져오는 부수적인 효과가 내수를 진작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올해 역시 건설 폭을 줄이며 잠시 급제동을 걸었을 뿐, 철도망 확충의 의지를 갖추고 있는 중국이다. 그러나 올해 철도 건설 목표는 예년과는 달라 보인다. 부채를 잡기 위해 인프라 건설에 나선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주지되는 지금. 중국 철도 굴기의 미래는 어떻게 점쳐질까.
차이나랩=김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