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인 대동맥축착증
온이는 태어나자마자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우선 의료진은 약물로 좁은 혈관을 넓혔다. 하지만 곧 심장에 부담이 전해져 이뇨제·혈압약을 투여해야 했다.
당장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성인도 힘든 대수술을 견디기에는 온이가 너무 작았다. 의료진은 체중이 1.2㎏을 넘어야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심장 여는 까다로운 수술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빠르고 안전하게 몸무게를 늘리는 게 관건이었다. 온이의 가느다란 정맥 등을 통해 영양분이 공급됐다. 나중에는 콧줄로 따스한 모유도 전해졌다. 입으로 직접 빨지 못하는 온이의 위까지 튜브가 닿았다. 병원 측은 모유를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한 양만큼 녹여 사용했다.
체중을 늘리는 기간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온이는 약물 관리 외에 관장까지 받았다. 장이 제 기능을 못 해서다. 한때는 배내똥이 장을 막아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이런 온갖 어려움을 온이는 잘 견뎌냈다.
체중 1.1kg 갓 넘어 잡힌 수술 날짜
수술은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가 담당했다. 다행히 5시간의 복잡한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온이는 대동맥축착 외 동맥관개존증 수술까지 받았다. 태아의 동맥관은 엄마 뱃속에서 원래 열려 있다. 이 동맥관은 출생 후 저절로 닫히게 된다. 하지만 미숙아의 경우 잘 닫히지 않아 수술하기도 한다.
힘차게 뛴 3cm 크기 심장
수술 후 온이는 다행히 합병증도 나타나지 않았다. 콧줄을 위까지 연결해야 했지만 젖병을 혼자 빨 정도로 좋아졌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생후 100일’도 맞았다. 잠시 상태가 나빠져 한 차례 퇴원 날짜가 미뤄지기도 했다. 온이 부모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고 한다.
이 모든 시간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온이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 드디어 지난 3일 퇴원 수속을 밟았다. 온이는 신생아중환자실을 벗어나 가족의 품에 안겼다. 590g이었던 체중은 2.2㎏까지 늘었다.
의료진, "치료희망 보여준 온이"
같은 병원 신생아중환자실장인 김이경 교수는 “온이의 부모님이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셔서 저희 의료진도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이 부모는 의료진에게 연신 감사함을 표현했다고 한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