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다이토(台東)구의 에이주(永寿)종합병원은 3일 현재까지 총 128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5명의 감염자가 확인된 뒤 일주일만에 25배나 늘어난 것이다. 사망자도 7명이 발생해, 일본 보건당국이 꼽은 대표적인 클러스터(집단감염) 사례다.
놀잇배 탔던 감염자가 치료받았던 병원
일주일만에 감염자 25배 늘어, 7명 사망
요양시설, 대학병원 등 또다른 집단감염으로 확산
다만 후생노동성의 클러스터 조사반에 따르면, 원내 감염이 확산된 단서로 지난 1월 집단감염이 확인된 야카타부네(屋形船, 지붕이 있는 소형 놀잇배)가 제기되고 있다. 당시 놀잇배에서 감염자가 15명 이상 발생했는데, 감염자 가운데 1명이 지난 2월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것이다. 아사히 신문은 “당시 감염자가 원내 감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놀잇배에선 약 70명이 신년회를 벌였다. 어깨를 부딪힐만큼 좁은 거리에서 약 2시간 동안 술과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감염이 확산돼 '공포의 놀잇배'로 지목된 바 있다.
문제는 감염이 이 병원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구(区)에 있는 특별노인요양 시설에서도 지난달 30일 70대, 90대 감염자가 각각 발견된 뒤, 2일 현재까지 총 8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시설 입소자 45명, 직원 7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시설의 입소자 1명 역시 에이주 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3월 중순에 퇴원해 한 차례 시설로 돌아왔다가, 다시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감염이 확인된 사례다. 보건 당국은 이 환자를 통해 요양시설 내에서 감염이 확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대형병원으로 감염이 전파된 사실도 확인됐다. 국립암센터 중앙병원에선 에이주병원을 오가던 의료관계자에 의해, 게이오(慶応)대학병원에선 에이주병원에 있던 환자가 입원하면서 감염이 확산됐다.
게이오대학병원에선 환자와 수련의 등 최소 8명의 신규 감염이 확인됐다. 2일에도 추가로 의료진의 감염이 확인됐으나 병원 측은 “병원의 방침에 따라 몇명이 감염됐는지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이 병원에선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수련의 1명의 감염이 확인된 뒤, 수련의 전원을 자택대기를 시켜 검사를 진행해왔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