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어머니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찾은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를 마중나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31일 논평에서 “상중인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요청. ‘문상’가서 ‘진상’만 부리고 온 꼴”이라며 “남의 아픔을 훔쳐 먹은 ‘철없는’ 홍문종. 제발, 상식선에서 살자”고 했다.
바른미래당 “홍문종, 제발 상식선에서 살자”
우리공화당 “김정화 상식을 가져라”
이에 같은날 오후 박시원우리공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의(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矣)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 이 말을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에게 다시 돌려 드린다”라고 맞섰다.
박 대변인은 “어머님의 영면을 기원하며 슬픔에 잠긴 문 대통령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건강이 좋지 않아 아픔을 겪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아픔을 헤아려 달라고 한 것은 서로의 아픔을 나누자는 것이지 어떻게 ‘아픔을 훔쳐 먹는 철없는’ 사람으로 보인단 말인가”라며 “탄핵역적 유승민과 김 대변인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보수통합을 구걸하며 아직도 그 같은 배신행태로 반성할 줄 모르는 ‘김정화’ 상식을 가져라”라며 “보수가 보고 있고 국민이 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15분쯤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동 남천성당을 찾았다. 약 3분간 조문을 마치고 나온 홍 대표는 취재진에게 “대통령께서 저희 아버님 상(喪) 당하셨을 때 조의를 표해주시고 해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렸고, 하여간 잘 계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문 대통령은)잘 하시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홍 대표는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한 얘기도 나눴다. 홍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님 말씀을 드렸다”며 “(문 대통령이) 배려를 해주고 계시다고…. 병원으로 해드리고(보내드리고), 책상도 넣어드리고 그러셨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아직도 몸이 좀 안 좋으시니 배려를 좀 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웃음으로 대답하셨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요구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알아서 듣지 않으셨을까 생각한다”며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님 잘 좀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추모관’이라고 쓰여 있는 빈소 앞까지 나와서 홍 대표와 말씀을 나눴다”며 “문 대통령이 여기까지 나온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홍 대표는 이날 10시 30분 예정된 장례미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돌아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