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미국은 '창의적 해법'을 내세우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우리(미국)는 큐빅 퍼즐을 풀 수 있도록 (북ㆍ미) 실무협상을 곧(very soon) 다시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미국 ‘이코노믹 클럽’이 주관한 인터뷰 형식의 대담에서다. ‘창의적 해법’이라는 표현도 썼다.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호 북한 외무상, 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북 '새로운 셈법' 요구하자 미 '창의적 해법' 받아치기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다. 북한은 현재 공식 채널을 닫고, 잠수함(23일 공개)과 미사일 발사(25일)를 통해 한ㆍ미 연합훈련에 반발하고 있다. 몸을 움츠린 채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ARF에 외무상을 보내지 않은 것도 미국이 뭔가를 내놓기 전에는 접촉의 여지조차 없애겠다는 선긋기일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지난 16일 외무성이라는 공식 채널을 통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이라며 한ㆍ미 연합훈련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말 한마디’에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단 뉴욕 유엔 대표부의 북ㆍ미 비공개 채널이 여전히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고, 양측 모두 서로의 심기를 건들지 않기 위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고 있어 눈치싸움 결과에 따라 전격적인 북·미 접촉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