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비핵화 및 평화 협상의 핵심 당사자다. 협상 진전을 위해, 즉 평화를 얻는 수단으로서 상대에 대한 존중은 필요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군사력으로 전 세계를 위협해 온 존재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독재자이기도 하다. 그런 이를 향해 공공연히 만세를 외치며 찬양하는 것에 대다수 국민은 동의할 수 없다. 친북 성향 주장으로 한국 사회에서 이념적 갈등의 골을 키우는 것은 협상을 이끌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우리 사회 한편에서는 또 다른 극단의 움직임이 자유민주적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그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집 앞으로 몰려가 “때려죽이자” “박살 내자”고 소리쳤다. 지만원씨를 ‘5·18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하라는 요구를 김 원내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자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지씨는 “5·18은 광주에 침투한 북한군에 의해 촉발된 일”이라고 주장해 관련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은 이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과도하게 한쪽에 치우진 주장은 민주적 의사소통과 사회 통합을 가로막는다. 상식이 무시되고 독선이 판치는 사회는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