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9일 닷새째 하락하면서 31.10p(1.53%) 내린 1,996.0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33.37포인트(5.03%) 내린 629.7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장중 2,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12월 7일(장중 저점 1,987.26) 이후 2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연합뉴스]
인천시 연수동에 사는 신모(59)씨는 요즘 속이 끓는다. 신경이 날카로워져 아내와 부부 싸움을 하는 날도 있다. 노후 대비를 위해 한 투자 때문이다. 신씨는 지난 2015년 30여년 간 다닌 회사에서 퇴직했다. 50대 중반이었던 그는 노후를 위해 주식에 투자했다. 주식 투자를 도박처럼 걱정하는 아내를 안심시키기 위해 시가 총액이 높은 대기업에만 투자했다. “대출을 받더라도 서울 부동산에 투자하자”고 제안하는 아내에게 “부동산은 곧 떨어질 것 같다”고 설득했다.
지난 6월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 앞에 시세 변동표가 붙어 있다. [뉴스1]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10포인트(1.53%) 하락하며 1996.05에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 투자자가 많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코스닥 지수가 5% 넘게 폭락하며 629.7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의 상징적 수치였던 2000선이 무너진 건 2016년 12월 7일 이후 22개월 만이다. 30일 오전 코스피는 1990선에서 등락을 하고 있다.
22개월만에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다. [온라인 캡처]
서울 연남동에 사는 이승진(32)씨는 29일 주식 관련 뉴스를 보자마자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다. 이씨는 “아버지가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다고 들었는데 요즘 밥도 드시질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에게도 답답하시더라도 서로 싸우지 말라고 당부드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증시가 ‘패닉’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2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부총리는 "변동성 확대 시의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가진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같은 날 장 개장 전 회의를 열고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의 증시 안정화 대책을 두고 온라인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한 네티즌은 정부 대책 관련 기사에 “10월에만 시가총액 293조가 날아갔는데 5000억 원 풀어서 되겠나”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주가 부양대책을 요구했다. 반면 네이버 증권 게시판의 한 투자자는 “상하이 종합지수도 4년래 최저치로 하락하고 있다”며 주가 하락이 정부 탓이 아님을 지적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