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지사의 운행비서 정모씨는 “안 전 지사는 농담도 건넸고 늦잠이라도 잔 날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여러 번 건넸다”며 “부모님의 칠순 잔치 때는 용돈도 챙겨줬다”고 증언했다.
정씨의 증언이 종료된 이후 휴정하자 안 전 지사는 벽 쪽으로 돌아앉아 눈물을 훔쳤다. 정씨가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안 전 지사는 어깨를 두드렸다. 정씨는 김씨를 성추행한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씨는 “김씨가 말하는 성추행은 김씨에게 먼저 가라고 하면서 손이 등에 살짝 닿은 것과 휴대전화로 김씨를 두 차례 툭툭 친 것”이라며 “추행 의도는 아니었지만 이후 문자와 전화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후임 수행비서 어모씨도 “11시 이후에는 착신으로 설정된 전화가 오더라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전화를 받지 않아야 상대방이 전화를 안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재판장에 웃음이 터지자 안 전 지사도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수행비서 업무에 애착을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어씨는 “수행비서직 인수인계를 할 때 김씨가 너무 울어 인수인계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며 “해외 출장이 걱정된다고 말하자 김씨가 ‘가기 싫으면 내가 가도 되고’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음 공판은 오는 13일에 열린다. 이날도 공개재판으로 진행되며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출석할 예정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