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코리아 │ 2018 교도소 실태 보고서 ①
“재복역률과 재소자 수는 그때보다 더 줄었습니다.” 지난달 27일 스웨덴 외스토르케르 교도소에서 만난 법무부의 구스타프 보르그(49) 언론담당관은 이렇게 말했다. 외스토르케르 교도소는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져 있다. 도주 위험성이 가장 높은 3등급 재소자 137명이 수감돼 있다.
재복역률 꾸준히 줄인 비결
‘고객 담당’ 교도관이 심층 면담
입소자 가정환경·성격까지 따져
12단계 맞춤형 교정 프로그램
복역 뒤 직장·숙소도 연결해줘
재소자 줄어 교도소 4곳 문 닫아
법원에서 최종 유죄 선고가 나면 교도소는 본격적인 ‘치료 절차’에 들어간다. ‘고객 사례 담당자(client case manager)’로 불리는 교도관이 재소자를 다시 심층 면담한다. 재소자에게 필요한 치료법을 찾아내 개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서다. 프로그램 개발은 전담 교도관 3명이 별도로 맡고 있다. 재소자 개별 처우프로그램은 통상 1년 단위, 12단계로 짜인다. 조세핀 올슨(28) 매니저는 “범죄자의 ▶폭력성 ▶공격성 ▶약물중독 여부 ▶개인의 자발적 참여 의사 등을 고려한다”며 “17개의 인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섞어 경우의 수는 매우 많다. 치료 과정은 대부분 1대1 면담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교도소와는 대조적이다.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인력이 따로 있지 않다. 대부분 재소자 경비를 담당하는 보안과 직원이 중복업무로 맡고 있다. 재소자 입소 후 면담과 등급 분류 작업은 20분 만에 끝난다. 법무부가 2013년에 도입한 집중인성교육프로그램은 기본반(110시간)과 집중반(220시간) 두 종류가 전부다.
스웨덴 교정행정이 이 같은 틀을 갖춘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1990년대엔 높은 수준의 복지제도에 따라 재소자들에게 수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재복역률은 40%에 달했다. 민간 교정전문가들을 중심으로 2001년 ‘무엇이 효과적인가(What works?)’라는 교정 개혁 프로젝트를 벌였다. 보르그 담당관은 “당시 재소자에 대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이 획일적이고 주입식이라는 게 문제라는 결론을 냈다”며 “이후 재소자에 대한 심층 면접을 강화하고 개인의 필요에 따라 세분화한 치료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제영 법무부 교정기획과 과장은 “북유럽 국가들의 교정행정은 범죄자에게 새 삶을 유도하고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험한 결과”라고 말했다.
◆매력 코리아
10년 뒤의 한국의 매력적인 모습을 상정하고 국내외 현장 취재를 통해 실행 방안까지 제시해 정책을 변화시키려는 프로젝트. 중앙일보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리셋 코리아’의 18개 분과 200여 명의 전문가들이 논의를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보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국가의 정책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한번 취재하면 끝장을 볼 때까지 지속적으로 취재·보도할 예정이다.
스톡홀름=윤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