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친밀감 과시한 파격적인 세 장면은?

중앙일보

입력 2018.04.27 17:01

수정 2018.04.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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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7일 만남은 격의 없는 친밀감을 드러낸 파격의 연속이었다.
두 정상은 첫 만남이었지만 사전에 협의된 동선에서 벗어난 듯한 장면을 여러번 연출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즉흥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와 소회의실(T3) 사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반갑게 얘기를 나누던 김 위원장은 갑자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다시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끌었고, 함께 약 10초 동안 북한 땅을 밟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땅을 함께 밟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 대통령이 “남측으로 오셨는데,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물음에, 김 위원장이 “그러면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깜짝 제안을 하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근처에 도열에 있던 남북 수행원들은 이런 두 정상의 돌발적인 모습에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①군사분계선 넘어 북쪽 땅 함께 밟아
②남북 수행원들과 예정없던 단체사진 촬영
③北 군 수뇌부,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

예정에 없던 이벤트는 또 있었다. 두 정상은 오전 9시 40분쯤 판문점 광장에 마련된 사열단에 올라 의장대장의 경례를 받고 다시 단상 아래로 내려와 의장대를 사열했다. 사열이 마친 후 두 정상은 남북 수행원들과 함께 즉석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는 당초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에서 양측 수행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 위원장이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두 정상을 앞줄 가운데 두고 남북 수행원들이 두 줄로 서서 사진을 찍었다. “예정에 없던 것으로 판문점까지 내려온 북측 수행원들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배려”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귀뜸이다.
 
단체사진 촬영에 앞서 북측 수행원에 포함된 북한군 수뇌부의 문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함께 온 수행원들을 문 대통령에게 소개하는 자리였다.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상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하기 전 경례를 하고 있다. 정복 차림의 이명수 북한군 참모장(왼쪽)도 경례했다. [TV 화면 캡처]

군복을 입은 북한의 이명수 총참모장(남한 합참의장격)과 박영식 인민무력상(국방장관격)이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반면 양복을 입은 송영무 국방장관은 물론, 정복을 입은 정경두 합참의장도 김 위원장에게 거수경례를 붙이지 않았다. 우리 군인은 공식 행사 참석 때 정복을 입고, 실외에선 거수경례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 외부인사를 맞을 땐 거수경례 대신 악수만 하기도 한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