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앵글 사장이 또 방한한 이유는 한국 정부가 한국GM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는 데 여당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배리 앵글 사장은 지난 두 차례 방한에서 정부·인천시 관계자 등을 만났다.
오펠 “유럽 공장서 자체 생산”
스파크 등 생산라인 구조조정 예상
GM, 이달말께 사업장별 물량 배정
앵글 사장 방한, 오늘 민주당과 협의
경차·소형SUV 대체할 기지 없어
한국GM 완전 철수 가능성은 희박
오펠자동차의 마이클 로셸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수입축소를 포함한 ‘오펠 부활 3대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로셸러 CEO는 한국GM에서 수입하는 소형차 스파크와 소형 SUV 트랙스를 거론하며 “한국GM의 2개 공장(부평·창원)에서 수입하는 차량이 전체 오펠 생산량의 10%나 되는데, 이것은 좋지 않은 사업(not a good business)”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지난해 한국GM의 수출 물량(52만 대) 중 32%(16만 대)였던 유럽 물량이 모두 빠지면 한국GM은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 특히 창원공장은 다마스·라보 등 경상용차 생산량(7만5000대)보다 유럽에 수출하는 스파크(13만5000대·64%) 생산량이 더 많다. 부평공장도 오펠에 트랙스(현지명 모카)를 수출한다.
일단 한국GM은 노동조합과 진행 중인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2월 말까지 서둘러 마친다는 입장이다. 한국GM은 “2월 말~3월 초 GM이 전 세계 사업장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한다. 그전에 GM과 노조가 협력해 비용절감 안을 내놓으면 GM도 한국GM에 신차를 배정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GM은 노조와 협상이 원만하게 끝날 경우 GM으로부터 2개의 신차 물량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는 한국GM 연구개발진이 개발 중인 쉐보레 브랜드의 차세대 소형 SUV 후속 모델이다. 이미 GM 본사로부터 개발허가를 받았으니 이를 한국 생산라인에서 양산하도록 설득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GM이 한국에서 완전 철수하는 방안은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잇따른 사업 구조조정으로 한국을 대체할 경차·소형 SUV 생산기지가 없기 때문이다. 트랙스·스파크는 한국GM 기술연구소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모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GM은 생산성이 높은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전략을 재편할 것”이라며 “한국GM 노사는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