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이명박(MB) 정부 시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성큼 다가서게 된 건 바로 ‘키맨’ 김희중(50) 전 청와대 부속실장과 김주성(71)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의 진술 내용 때문이다. 정치적 고락을 함께한 ‘측근’의 변심이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의 추동력이 되고 있다. 김 전 부속실장은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백준(79·구속)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서 1억원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또 2011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 직전 달러로 환전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고도 했다. <중앙일보 1월 17일자 10면>
검찰서 김백준 구속 결정적 진술
김희중 “나도 살아야겠다” 문자
2012년 구속, 사면 못 받자 갈라서
사실 김백준 전 기획관만큼이나 김 전 부속실장 역시 MB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지역구 의원(서울 종로)에 당선된 이듬해인 1997년 6급 비서관으로 채용돼 15년간 MB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하지만 2012년 김 전 부속실장이 구속된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멀어졌다. 2013년 1월 김 전 부속실장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했다. 혹시나 MB가 자신을 사면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MB 퇴임 직전인 2013년 2월의 특별사면 명단에 그는 포함되지 않았다.
익명을 원한 MB 측 인사는 “김 전 부속실장이 복역 중 부인상을 당했는데 문상을 가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며 “결국 청와대 인사 가운데 아무도 빈소에 가지 않았고 그에겐 무척 섭섭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김 전 부속실장은 2014년 만기출소했다.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측근인 김주성 전 기조실장의 검찰 진술 내용도 MB 입장에선 뼈아프다. 그는 검찰에서 “2008년 4월께 국정원 예산관을 시켜 1만원권 현금 2억원을 김백준 전 기획관에게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의 집무실에 찾아가 ‘국정원 돈이 청와대로 전달될 경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직보했다”는 등의 결정적 진술을 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