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에서 10여 년을 보낸 ‘에이스 어패럴’ 김성환 대표는 그 누구보다 동남아 시장의 미래가치를 실감하고 있다. [사진 김성환]
국제사회가 슬금슬금 미얀마로 다가갈 때 이미 발을 디디고 있던 김 대표는 2013년 기업을 세웠다. 와이셔츠를 생산해 유럽·일본·한국에 수출하는 ‘에이스 어패럴’이다. 현재 약 700명의 직원이 연 1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4강 넘어 신남방외교로 가자
70년생 사업가 김성환
중산층 늘며 거리 분위기 서울 뺨쳐
종교·민족 다 달라 차별화 전략을
봉제업계는 가장 먼저 동남아에 진입했다. 하지만 어느 업종보다 먼저 빠져나오기도 한다. 경제 발전으로 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감당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미얀마 정부는 올해 현행 하루 3600차트(약 2800원, 8시간 근무 기준)인 최저임금을 약 30% 올릴 전망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내수시장을 노리는 기업엔 기회가 커지는 것”이라고도 했다. 잠재력이 현실이 되는 모습을 매일 보고 있다면서다. “햄버거를 먹으러 태국 방콕까지도 갔는데 2~3년 새 롯데리아·버거킹 등이 연이어 생겼다. 고급 레스토랑도 많아졌고 중산층이 늘면서 소비 수준이 확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3년 전 8년 만에 베트남을 찾았을 땐 입이 쩍 벌어졌다고 했다. “호찌민 동커이 거리를 갔더니 건물들은 그대로인데 사람들 차림새와 거리 분위기가 서울과 다를 바 없었다.”
그는 이런 곳에서 변화의 바람을 잘 타려면 염두에 둘 것이 있다고 했다. “동남아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종교도, 민족도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각국 직원들과 일했던 경험도 나눴다. “베트남인은 자존심이 세고 주장도 강하다. 인도네시아인은 조직에 순종적인데,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얀마인에선 한국의 정(情)이 느껴진다.”
그에 따르면 지금 미얀마에선 한류가 뜨겁다. “삼겹살을 즐겨 먹고, K팝의 인기도 엄청나다. 9월엔 한국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했는데 전국이 들썩거렸다.”
김 대표는 “한국에 대한 호감은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며 “호의에 호의로 답한다면 한국 상품과 콘텐트 수요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