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조선, 7월 전후 거의 운항 중단…원유공급 차질”

중앙일보

입력 2017.11.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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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조선 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의 유조선 대다수가 7월을 전후해 대부분 운항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VOA는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MarineTraffic)’을 인용해 올해 중반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다롄(大連) 등을 많게는 1주일에 1회, 적게는 한 달에 1회씩 왕복했던 북한 유조선 대부분이 지난 4개월간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VOA, 4개월간 움직임 포착 안 돼
유엔 제재 이후 북한 내 기름값 비싸져
틸러슨 “북한 연료공급에 차질 생긴 상태”

올해 들어 운항기록을 남긴 북한의 유조선은 약 20척으로, 이들 중 ‘지성 6호’와 ‘청림 2호’만 이달 13일과 21일 각각 중국 해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0월에는 ‘천명 1호’만 유일하게 움직임이 포착됐고, 9월에는 ‘유평 5호’ 1척이, 8월에는 ‘삼종 1호’와 ‘령봉 1호’ 2척만 포착됐다. 그 외의 선박들은 모두 6월과 7월을 끝으로 운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OA는 “북한 유조선의 운항이 크게 줄면서 북한 내부의 원유 공급량에도 변화가 생긴 게 아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또 북한 선박들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서 북한으로 유입되는 원유와 정제유에 상한선을 정했다. 이후 북한 내부에서는 휘발유 등 기름값이 상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연료공급에 차질이 생긴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북한에서 휘발유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증거들을 갖고 있다”며 “평양의 일부 주유소가 문 닫고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긴 줄이 생기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